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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이(사람)/맛집

의정부 평양냉면의 원조 맛집 탐방

by 연이랑이집사 2025. 4. 17.

안녕하세요. 연이랑이 집사입니다.

예전에 난 아빠따라 평양냉면을 먹고 실망한 기억이 있다. "왜이렇게 싱거운걸 먹지? 무슨 맛이야?"라며 아빠에게 타박했던 내가 떠오른다. 하지만 요즘 난 그때의 나에게 그 심심한 맛에서 오는 감칠 맛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평양냉면에 푹 빠진 나는 서울보다 깊고 조용한 냉면의 본향, 의정부에 방문했다!

의정부 평양냉면의 원조 맛집 탐방

의정부는 왜 평양냉면의 원조지로 불릴까?

 

의정부는 한국전쟁 직후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이 많이 정착한 도시다. 이들 중 평양 출신 음식 장인들이 남쪽에서 냉면 문화를 이어오며, 자연스럽게 의정부는 평양냉면의 전통이 깊게 뿌리내린 지역이 되었다.

서울에서는 을지면옥, 필동면옥, 우래옥 등이 대표적인 전통 평양냉면 집으로 언급되지만, 이들 대부분이 실질적인 뿌리를 의정부에 두고 있다. 의정부의 냉면집들은 실제로 창업자가 월남민이거나, 평양에서 냉면을 만들던 방식 그대로 조리법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즉, 평양냉면의 ‘원조’를 따질 때 단순히 상호명이나 서울 중심의 인지도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조리 방식, 면과 육수의 철학, 재료의 정통성 측면에서 본다면 의정부가 진짜 전통이 살아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도 의정부에는 30~6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평양냉면 전문점들이 여럿 남아 있으며, 지역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냉면 애호가들이 찾아오는 맛의 성지 역할을 하고 있다.

 

평양면옥, 의정부 전통 냉면의 상징

 

의정부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 평양냉면집은 단연 평양면옥이다.

1950년대 후반 개업해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의정부 평양냉면의 원조로 평가받는다. 창업자는 평양 출신으로, 냉면 조리 방식과 맛의 철학을 그대로 이어왔다.

< 특징 >
육수: 사골, 양지, 돼지뼈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깊고 맑은 육수

면발: 메밀 함량이 높아 회색에 가까운 빛깔, 메밀 특유의 질감이 살아 있음

고명: 소고기 편육, 삶은 달걀, 배, 오이 등 전통적인 구성을 유지

간: 별도로 간을 하지 않고 육수 자체의 깊이로 맛을 내는 방식

분위기: 외관은 소박하지만 실내는 정갈하고 단정함, 평일에도 대기 손님이 많음

< 가격대 >
물냉면: 약 14,000원

비빔냉면: 약 14,000원

녹두전, 만두 등 사이드 메뉴도 운영

< 위치 및 운영 정보 >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평화로488번길 6

주차: 전용 주차장 보유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9시 (브레이크타임 없음)

휴무: 연중무휴

< 방문 팁 >
평일 점심/주말엔 대기 줄 발생 가능, 오픈 직후 또는 오후 3~4시 방문 추천

냉면과 함께 나오는 온육수(따뜻한 사골국물)는 별도 요청 가능

이곳은 단순히 오래된 맛집을 넘어서, 정통 평양냉면의 기준점이 되는 곳으로 평가된다. 특히 냉면 본연의 맛에 집중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필수 방문지다.

 

의정부 내 다른 맛집과 비교

 

의정부에는 평양면옥 외에도 오래된 전통과 개성을 가진 냉면집들이 여럿 있다. 아래는 대표적인 3곳이다.

1) 을지면옥 의정부 본점
창업연도: 1980년대

특징: 서울 을지면옥과 같은 계열, 담백하고 부드러운 육수

면: 평양면옥보다 약간 더 얇고 부드러움

고명: 육회 고명을 추가할 수 있어 풍성함

추천 메뉴: 물냉면, 육회비빔냉면

위치: 의정부시 동일로 576

분위기: 가족 단위 손님 많음, 클래식한 분위기

2) 오래면옥
창업연도: 1970년대

특징: 육수가 비교적 연하고 산뜻함

면: 부드럽고 식감이 안정적임

고명: 기본적인 구성, 맛은 깔끔하고 정갈

위치: 의정부시 호국로 1323

장점: 입문자도 거부감 없이 접근 가능, 냉면 외 메뉴도 다양

3) 자작나무면옥
창업연도: 비교적 최근

특징: 전통 방식에 약간의 현대적 해석

인테리어: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

육수: 전통에 충실하되 염도를 살짝 조절해 대중성 확보

추천 메뉴: 물냉면, 만두 세트

위치: 의정부시 체육로 115

이처럼 의정부 냉면 골목은 단순히 하나의 맛이 아니라, 평양냉면이라는 음식의 스펙트럼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이다. 각 집마다 강조하는 포인트가 달라 냉면 애호가들이 비교하며 찾는 재미가 있다. 블로그 리뷰를 참고하여 가면 매우 좋다.

 

마무리

 

의정부 평양면옥은 단순히 ‘냉면이 맛있는 집’이 아니라, 평양냉면이라는 음식 자체의 본질을 체감하게 해주는 공간이었다. 메밀의 고소한 향을 지닌 면발, 묵직하고 단단한 고깃국물, 절제된 간, 이 세 가지 요소가 얼마나 정교하게 균형을 이루느냐가 이 음식의 핵심인데, 평양면옥은 바로 그 미묘한 균형 감각을 잘 구현해낸다.

특히나 이곳은 국물이 첫입부터 깊다. 대부분의 평양냉면은 시간이 지나면서야 육향이 느껴지는데, 평양면옥은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진함’을 유지한다. 육수가 과하게 기름지지도 않고, 심심하다는 느낌 없이 감칠맛이 깔려 있다. 고명 하나하나도 허투루 올라가지 않는다. 특히 수육은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 단품으로 시켜 먹어도 만족스러울 정도다.

맛 외에도 이곳이 가지는 매력 중 하나는 공간의 분위기다. 1980년대 느낌이 남아 있는 간판, 복고풍의 내부 인테리어, 그리고 오랫동안 이곳을 지켜온 듯한 직원들의 응대가 어우러지며 일종의 ‘시간을 건너는 경험’을 하게 된다. 손님들도 대부분 중장년층이 많아, 조용하고 차분한 식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다.

처음 방문한 사람이라면 어쩌면 다소 밋밋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평양냉면이란 음식 자체가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맛보다는 쌓여 있는 맛의 층을 천천히 음미해야 제맛이라는 점에서, 두세 번 방문해보면 그 진가가 더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재방문 의사는 분명히 있다. 특히 여름철에 무더위를 식히고 싶을 때, 입맛이 없을 때 이곳의 평양냉면은 무심한 듯 담백하게 입맛을 다시 돌게 해줄 음식이다. 또 하나, 의정부라는 위치 특성상 서울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붐비고, 예약 없이도 주말 점심쯤에는 큰 무리 없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방학이나 휴일에는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결론이 너무 길었지만 어쨌든 의정부 평양면옥은 '서울 3대 냉면'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그만큼 아는 사람만 아는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평양냉면이라는 음식을 더 깊고 진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이 집은 분명히 맛집 체크리스트에 넣어둘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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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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